전기·자율주행차로의 전환과 맞물려 과거 기계적으로 연결됐던 자동차의 조향·제동 분야가 전자식 제어방식인 '바이 와이어'(by-Wire) 시스템으로 곧 상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26일 '완결을 향해 가는 바이 와이어로의 진화' 보고서를 통해 "과거 차에서 큰 힘이 요구되는 부분에는 기계적 연결과 유압 장치가 활용됐지만 반도체, 제어, 통신 기술의 발전에 의해 점차 전기의 도움을 받는 방향으로 변화했다"며 "이 변화의 종착점은 기계적 연결을 전기적 구성요소로 대체한 소위 '바이 와이어' 시스템으로 정교한 제어, 경량화·소형화에 유리하다"고 밝혔다.
이어 "조향, 제동 분야는 주로 안전에 대한 우려 때문에 바이 와이어가 부분적으로만 시도됐지만 최근 업계의 스티어링 바이 와이어(SbW), 브레이크 바이 와이어(BbW)의 상용화 시도가 또렷하다"며 "SbW는 양산 모델 적용이 임박했다"고 진단했다.
현재 만도, 현대모비스를 비롯해 보쉬, 콘티넨탈, 헬라 등 글로벌 부품기업들은 BbW 또는 SbW의 양산 개발을 추진 중에 있다. 또 완성차에서는 토요타와 렉서스가 각각 전기차인 BZ4X와 렉서스 RZ에 SbW의 탑재를 확정했고 테슬라도 조만간 SbW를 탑재한다는 관측이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보고서는 "SbW는 전기차의 실내 거주성 개선과 회전반경 최소화 등에 도움이 될 수 있고, BbW는 차의 전반적인 설계에서 이질적인 유압 장치를 제거해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며 "자율주행 측면에서는 BbW·SbW가 정밀한 제어가 가능하고 능동안전 기술과의 조화에도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두 시스템이 전기차의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에 활용성이 높아질 수 활용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은 주행 관련 서브 시스템을 모듈화해 차체 하부나 차대에 통합한 것으로, 자동차의 설계 자유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보고서는 "해당 플랫폼의 활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운전과 관련되는 부품을 자유롭게 배치하고 유압 장치 등을 제거해 구조를 단순화해야 한다"며 "바이 와이어 시스템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시스템이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기능 안전, 소비자 수용성 측면에서 완성차·부품 기업, 규제당국이 만족할 만한 합의점이 도출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이호중 산업정책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SbW·BbW는 고장을 대비한 전기·전자 시스템 이중화가 개선돼야 하고, 실 주행 상황에서의 다양한 운전자 반응을 고려한 실질적 표준화가 필요하다"며 "주요 완성차 기업과 부품 기업의 로드맵을 고려하면 2025년을 전후로 양산 차량에 본격 적용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 디지털 타임스